억울한 빌라도
개혁주의 장로교회는 공적예배 시에 사도신경으로 믿음을 고백한다.
그 사도신경에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란 구절이 나온다.
기독교인들이 사도신경을 암송할 때 마다 본디오 빌라도를 언급하는데, 빌라도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은 자들은 유대교 지도자들과 그 당시 현장에있었던 유대 군중이다.
그런데 빌라도가 주님을 못 박은 책임자요, 기독교 역사상 가장 악랄한 빌런처럼 들린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신화나 전설이 되기 싶다.
그래서 초대교회 성도들은 유대 총독으로 재임했던 실존 인물인 본디오 빌라도를 언급함으로서 예수님이 역사적인 실존 인물임을 말하고자 했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라는 말은 라틴어로 'sub
Pontio Pilato'로서 직역하면 ‘본디오 빌라도 아래에서’ 라는 말이고, 의역하면 ‘본디오 빌라도의 치세 아래에서’ 란 의미이다.
빌라도는 유대교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통치하다가 유대인들의 반발을 샀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예수님께 아무런 죄가 없음을 알고도(눅 23:4) 유대인들의 마음을 달래고자 예수님께 사형을 선고하였다.
빌라도는 자신의 정치적 이유와 개인의 유익을 위해서 죄 없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게 내어 주는 불법을 저질렀다.
그런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빌라도가 아니고, 유대인들도 아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사 53:5)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은 우리요 내 자신이다.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함을 입은 사람이요,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행여 우리도 빌라도처럼 내 개인의 유익을 위해서 예수님보다 불법을 선택하지는 않는지…
(강인국목사, 2025.4.13)